work

납작하게 엎드리기

김희련 2011. 1. 11. 20:26

 

 

뽀리뱅이 로제트-김희련- 27cm×39cm -water color - 2011

 

겨울나기.

풀들이 차가운 겨울앞에 선다.

몸을 바짝 엎드려 땅바닥에 붙었다.

온몸에 솜털 세우고 푸른잎 만들기로 힘쓰지 않는다.

바짝, 엎드린다.

매섭고 차가운 겨울 바람은 솜털위로 지나간다.

그 바람에 쌀겨도 마른잎도 모래알도 정처없이 떠돌지만

더욱 더 엎드리자.

땅에 붙은 땅딱지가 되자.

그래.

그렇게.

 

......,

 

겨울이 지나 따뜻한 햇볕이 볼부비면

활짝 기지개를 켜자.

안으로 갈무리한 힘이 클수록 더욱 활짝 피리라.

 

 

봄.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에도

풀은

바람과 햇빛에서

꺽기지 않고

다만 노래하고 흔들리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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