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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이 바람을 만나

김희련 2015. 11. 5. 01:41

 

김희련 _씨앗이 바람을 만나 _ 29.7×21cm _ 수채_ 2015년

 


씨앗이 바람을 만나

 

Who Has Seen the Wind?
-Christina Rossetti
 .
Who has seen the wind?
Neither I nor you.
But when the leaves hang trembling,
The wind is passing through.
Who has seen the wind?
Neither you nor I.
But when the trees bow down their heads,
The wind is passing by.


아마도 Neither Ⓐ nor Ⓑ 라는 영어표현을 배우며 들었던 시다.

 

바람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무엇으로 바람을 말 할 수 있을까.

 

바람이부추기며 말한다.
‘너’를 보여 달라고. 그러면 ‘내가’ 있으니.

 

바람의 움직임이 깊어질 때 씨앗들은 움직인다.
움직일 수 없는 풀과 나무는 움직일 수 있는 친구를 만나야 가족을 만든다.
움직이는 친구의 몸에 붙어서 달콤한 색과 과즙으로 먹게 해서.
그리고 움직이는 바람의 부추김을 타고.
박주가리, 주홍서어나물, 사위질빵, 개망초, 민들레 씨앗이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씨앗은 늘 바람의 부추김을 기다린다.
그리고 씨앗은 바람을 보여준다.
주홍서어나물의 실 날개를 단 씨앗이 엉덩이가 근질거리는지

가까이 다가서는 작은 바람에도 들썩이며 날아갈 태세다.

실 날개를 단 씨앗이 바람을 만난다.
오늘 나는 바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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