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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은 씨앗의 품

김희련 2015. 10. 5. 18:39

 

김희련 _흙은 씨앗의 품 _ 21×29.7cm _ 수채_ 2015년

 

 

 

 

흙은 씨앗의 품

 

 

80년 되는 광주극장 벽돌이 붉다.
붉은 벽돌 틈새로 고개를 내민 풀.

걷다가 보도 틈새로 만나는 질경이를 보고
‘에구 장하다.’ ‘에구 징하다’ 한다.
뉘 집 담벼락 아래 민들레를 보고
‘오메 이쁘다.’ ‘오메 짠하다.’ 한다.
어디든 씨앗은 날아가고
어디든 흙이 있는 곳에 씨앗은 앉는다.
그러면 흙은 씨앗을 품는다.
그곳이 벽 틈이든지
보도 틈이든지
텃밭이든지
꽃밭이든지

흙은 씨앗을 품는다.

‘징하다.’ ‘짠하다.’하는 곳의 흙은
땅이라는 거대한 곳에서 바람을 타고 온 이방인.
어쩔 수 없이 버틴다.
그래서 강하다.
그 곳의 풀도 그렇다.

어머니의 품성을 가진 흙은
조금이든지
많든지
씨앗을 품는다.
바람은 그런 흙을 늘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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