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 2006

산책길에서 만난 작은 녀석들 , 말오줌때 , 날아라, 씨앗아! / 2006

김희련 2010. 10. 23. 19:59

 



언땅이 녹아내리는 계절.
'이쁜 풀님들 피어나구나 !'하고 반갑게 인사하는 산책길에
옆줄로 늘어선 나무들을 타고 앉아 작은 녀석들이 고개를 내민다.
여우눈이 되어 반짝거리며 샐샐거리는 여우콩.
열매 쏟아내느라 다슬기처럼 벨벨 꼬여 있는 여우팥.
복주머니 밑빠뜨려 동전 잃 듯이  씨 뱉는 나팔꽃.
열매는 땅이 삼키고 비와 바람이 벗되어
또 싹피우고 꽃피우고 열매되겠지.
제각각 제모습으로.
나도 내모습으로.

물물천 사사천 物物天 事事天이라 했던가.

새봄을 맞는 우.리.
함께 또 한바탕 신명으로 어울려볼까나.





말오줌때- 갈잎떨기나무. 꽃은 황록색으로 5월에 핀다.열매는 8~9월 익으며 붉은빛. 종자는 둥글며 흑색. 위통,산통,타박상을
치료하며 피부미백에도 효과가 있다.

아직 얼음 눈밭이 남은 삼각산에
붉은 꽃처럼 떨어져 있길레 가져오며
'이쁘다~'하고 자운이 머리에도 꽂아줬다.
이름이 뭐야?
책을 찾아보고 물어 물어
이름이 말오줌때나무 열매라나.
"왜요?"
"냄새가 그래요."
"자운아, 이 열매 이름이 말 삐리리 냄새 때문에 말오줌때나무래."
"으~아~"

참, 그렇다.
줄긋고 我 아닌 他를 바라볼 때와 아닐 때 요렇게 다르게 보이니.





박주가리 - 덩굴성 여러해살이풀

담양습지 둔치에 주렁주렁 박주가리 열매가 달려있다.
양손에 들고서 바람에 따라 흔들어 대니
하얀 송이송이가 꿈처럼 바람에 실려 날아간다.
저 혼자도 저리 주렁주렁 덩굴치는데
요렇게 흔들어 대니
내년에는 더 주렁주렁 열리겠다.

하하 히히 깔깔
신나게 씨앗을 날리며 즐겁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