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 2006

꽁꽁 얼었지만 그래도 入春 , 2006 / 봄

김희련 2010. 10. 23. 19:57

 


담양 광덕마을로 그림마실 갔다.
좋은님네 집이 게 있어 약도따라 찾으니
뒷산지고 내가 있는 아담한 마을이다.
백년되었다는 집을 헐지않고 이름난 목수를 찾아 상처를 치유하듯
집을 쓰다듬고 보둠었단다.
마을 옛이름은 '머더실' .
덕이 있다는 이름으로 이어온 마을 이름이다.
뒷산 아담하게 품고 있는 따뜻한 양지마을과 어울리는 이름이다.
마당물 부엌물이 꽁꽁얼었어도
쥔 내외분이  내 놓으시는  먹걸이에 입이 호강한다.
따뜻하게 데운 구들에 앉아 맛난 먹걸이라.
"좋은 곳에서 호사하는 구나!"

햇빛이 어렵게 마루에 내려 앉아 보지만 바람은 차가워
조금만 앉아 있어도 시려워지는 추운날이다.

마루턱에서 마당으로 연결되는 돌계단에 개불알풀, 자운영, 금창초가
빼죽이 고개를 내밀어 보고 있다.
어제가 입춘.
봄을 알리는 날짜 소식에도 시큰둥거리는 날씨지만
그래도 봄풀은 볕따순 쪽으로 고개를 내밀어 본다.

마루턱에 앉으려는 볕이나 애써 피워보려는 봄풀의 몸짓에서
봄은
그렇게 작은 숨으로 오기 시작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