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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바람 어디 만큼에나 있을까.

김희련 2016. 10. 25. 00:43


김희련 _겨울 원앙새 _ 32×44cm _ 수채_ 2016년



새들은 바람 어디 만큼에나 있을까.

우리나라 대표적인 유랑예인집단 남사당패.
네 번째 놀이인 어름은 일명 줄타기라고도 불리운다.
어름산이, 즉 줄꾼이 매호씨와 재담을 주고 받으면서 가창까지 하는데
잽이의 장단에 맞추어 높은 줄 위를 오간다.

(김노인)마치 나비가 꽃보고 날아가듯, 학두루미 외발로 먼 산 바라보듯 팔선녀 봄 바람에 춘층을 못이기 듯 흔들흔들 나붓 나붓, 옳거니 그렇게, 그렇게 하는 것이다.
(바우덕이)땅에서도 하는 것도 이리 힘든데 하늘에서 줄은 어찌 타요?
(김노인)땅과 하늘은 한줌 사이도 못된다. 바로 여기가 땅이요 여기가 하늘인 것이지,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면 바로 하늘에 닿는 것이야.

(김노인)하늘을 겁내다니 그런 여린 마음으로 어찌 남사당을 따라왔누?
남사당은 하늘을 의지하고 사는 법, 언젠가 우리가 돌아갈 곳이 바로 하늘인 까닭이여. 하늘이 받아주는 날까지 육신의 재조를 다하여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위로해야 하는 운명을 타고 난 것이 우리 남사당인게여.

극단 미추의 [남사당의 하늘]이라는 극의 한 대목이다. 남사당이야기를 통하여 예술의 혼과 정신을 이야기한다. 예술은 무엇이고 예술가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하늘로 향한 외줄 위에서 신명나는 한판. 그 줄에 오르고야 마는 삶.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것은?
새.
땅과 하늘은 한줌 사이도 못되는 곳.
그곳을 나는 새.
하늘에 오르려 애를 쓰는 사람.

새와 사람을 부추기는 것은
그곳을 움직이는 바람이다.
겨울이면 날아서 오는 새들은 바람 어디 만큼에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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