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놀다.

오프로드는 탈주의 시간 그리고 '나 '라는 길찾 기

김희련 2010. 11. 12. 15:55

오프로드 다이어리

저자 표명희 / 창비

 

 

 

 로드 무비 감독이 되는 것이 꿈인 꿈인 영화광 '빔'이라는 '은둔형 외톨이'가 친구를 만나기 위해 오토바이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빔 벤더스 같은 감독이 되는 것이 꿈인 영화광 빔은 대인기피증이 있는 사람들의 인터넷 카페인 '세상 속으로'의 회원이다. 어느 날 엄마가 뜬금없이 고가의 오토바이 할리데이비슨을 사 오고, 그 매력에 이끌린 빔은 봄바람과 알 수 없는 할리의 매력에 이끌려 카페 친구 앨리스를 만나러 무작정 오토바이 여행을 떠난다. 혼자 떠난 길 위에서 빔은 여러 사람과 사건들을 만나고 할리가 자신을 세상속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엄마의 선물임을 깨닫게 된다.

'라일락 피면'에 실렸던 단편 [널 위해 준비했어]를 모티브로 한 이야기는 여행길에 접어든다. [널 위해 준비했어]속에서 낯선 온라인 속의 인물인 빔과 앨리스를 만났다. 십대, 온라인 이라는 세대차이를 갖고 그 들의 삶속으로 들어갔다. '우리 거기 한번 가볼래, p라는 곳'라고 말하는 앨리스의 말은 봄바람을 타고 빔을 밀어내고 '오프로드'로 접어든다. '나'와 함께.

 

어둠속 화면을 응시하며 영화속으로만 빠져들던 소년 빔과 세상과의 관계를 회피하며 컴퓨터 속 '이상한 나라'에 갇혀버린 소녀 앨리스. 간절히 세상속으로 들어오고 싶던 두 사람이 선택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세상 끝까지 달리는 것이다. 정해진 길을 가는 온로드가 정주의 삶이라면 스스로 길을 만들며 질주하는 소년의 여행은 탈주의 시간이다.  그 탈주의 시간 속에서 '온로드'에 이르는 길찾기가 시작된다. 작가의 말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는 말에 함께 탄다. 낯선길 위에서 거친 바람을 맞으며 좌충 우돌 갈팡질팡 하

면서 '성장'이라는 길에 든다.

아! 오프로드와 온로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물체의 그 뜻은 획이 그어지나 살아가는 길위에서의 차이점을 획을 긋기는 힘든 것 같다. 영혼앞에 순수한 갈등만이 그 획을 그을 수 있을까?

보편적세상에(이 말에도 구분이 잘 되지는 않지만) 힘들게 뽀시락대는 '찌질이(나를 포함)'를 위해 근사한 '할리' 를 타고 '오프로드'에 든 '빔'과 함께 한 여행을 추천 해 본다. 샤론 크리치의 [두개의 달위를 걷다]에서 13세 소녀 살라망카는 '영원한 그리움'을 찾는 여행길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슬픔과 상처를 치유한다. 길에는 '사랑과 상실, 그리고 삶의변화와 희망의 메세지가 있다. 빔과 살라망카의 여행길은 다르지만 같기도 하다.

 

(2010.11)